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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Welcome Home” by Spike JonzeKitchen Table Novel 2021. 6. 24. 20:34
Welcome Home by Spike Jonze
for Apple HomePod
3년이나 지난 광고인데 나는 이걸 오늘 봐버렸고 가슴이 벅차서 오전내내 일이 손에 안 잡혔다. 앤더슨 팩의 음악과 댄서 FKA 트윅스의 몸짓, 스파이크 존즈의 연출까지 너무 아름다워서 감격…Welcome Home by Spike Jonze for Apple HomePod
비쥬얼과 청각적 유희만 생각하고 만들었다면 잘 만든 뮤직비디오에 지나지 않았을텐데, 제품이 가진 사운드의 음장감과 홈팟으로 집에서 온전한 휴식을 즐기라는 메시지까지 효과적으로 시각화. 광고로써도 완벽한 필름이다.
영화 Her의 사운드트랙들을 기절하게 좋아해서 스파이크 감독이 음악적 감각이 탁월한 건 알았다만 … 광고 음악 초이스도 좋아서 미칠 노릇이다 정말.
퇴근길에 오른 한 여자가 보인다. 무채색의 사람들 속에 섞여 지쳐보이는 여자. 집에 와서도 멍하니.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한다. 홈팟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말하자 곧 홈팟에서 앤더슨 팩의 Til it’s over가 흘러나온다. 가만 앉아있다가 음악에 서서히 빠져드는 트윅스. 곧 음악에 완전히 도취되어 리듬에 온몸을 내맡기고 춤을 춘다. 그거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마주한다. 처음에는 그것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다가 용기를 내어 내면의 자아와 조우한다. 그와 신나게 합을 맞추고, 음악이 잦아들며 다시 혼자가 되어 고독을 마주한다. 쇼파에 깊숙히 몸을 뉘이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트윅스. 그래 내 마음을 비추는 음악이 있다면 혼자있는 시간조차 사유와 휴식의 시간이 된다. 고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지친 하루 끝에 음악에 위안받는 그 감정선이 공감이 되어, 후반부에는 눈가가 촉촉해질 정도로 몰입했다.
누구나 좋은 음악에 흠뻑 젖는 5분에 온 하루의 고단함을 녹여낸 경험이 있을거다. 전세계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릴 광고 아닌가. 주인공이 내 나이대의 젊은 여성이라 더 이입되었다. 아래는 촬영 현장스케치 필름. CG인줄 알았던 대부분이 실제 세트로 구현한 장면이라니 또 한 번 충격.
작년에 좋아했던 에어팟 광고(Jump)도 건물벽타는 부분 제외하고 CG없이 만들어낸 거라고 해서 무척 놀랐었다. 애플의 광고는 음악과 연출만 좋은 게 아니라 집요한 디테일과 결벽적인 크래프트맨십이 돋보인다. 광고에서 받은 그 인상들이 고스란히 제품의 이미지가 되고 그것들이 독보적인 애플의 ‘감성’이 되지.
비록 홈팟은 잘 안됐지만 말이다.'Kitchen Table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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